황금분할 - 쉽지만 멋지게 찍기(2)

 

 

4. 시각의 중심은 화면 가운데가 아니에요.

‘황금분할(Golden Section)’이란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미술용어로, 혹은 수학용어로 쓰이는 말입니다. 보통 ‘1:1.618’ 정도의 비율을 뜻하는데 흔히 ‘5:8 비율’이라고도 합니다. 고대부터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많은 미술작품에 이 비율이 지켜져 왔다고 합니다.




맨 위 그림은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체비율’입니다. 신체 각 부위가 1:1.618, 즉 약 5:8 의 비율로 나뉘어 있다는 겁니다. 인체가 5:8의 구조여서 그런지 이 비율은 동서양 고대 현대 구별없이 지켜져 왔습니다.






위 그림은 신라시대의 금동반가사유상과 고대 그리스의 조각인데, 마치 황금분할을 의식이라도 한듯 거의 비슷한 비율로 만들어졌죠? 사람이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비율이 바로 이 5:8 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시각적으로 익숙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우리 몸 뿐 아니라 얼굴, 팔 등도 모두 이 비율입니다.





또 직사각형의 평면형태로 된 카드, A4 용지, 태극기 등도 거의 모두 가로×세로 비율이 5×8 입니다.


      


위 카드 그림을 비교해 보세요. 만약 가운데 사진처럼 우리가 쓰는 카드가 정사각형이거나 세번째 처럼 기다란 직사각형이라면 왠지 모르게 조금 불안한 느낌이 들 것 같지 않나요?
설명이 조금 장황해 졌습니다. 그나저나, 사진과 황금분할이 무슨 관계가 있냐구요? 있습니다, 있고요. 일단 아래 사진을 보세요.





뛰 어난 영상미로 화제를 모았던 TV 드라마‘여름향기의 한 장면입니다. 전남 보성의 차 밭을 거니는 주인공인데요, 화면 자체가 5:8, 즉 황금비율로 분할돼 있습니다. 음… 사람을 바라볼 때 시선이 쏠리는 곳이 눈이지요. 사진에서도 시선이 맨 먼저 가는 곳, 즉 시각적 무게 중심을 모델의 눈이라고 본다면 화면의 가로 세로 모두 5:8로 나뉘는 지점에 손예진의 눈과 얼굴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지요?
배경과 인물이 같이 들어가는 사진은 바로 이런 공식(?)에 의해 화면이 구성됩니다.



<배경을 강조할 때는 화면 정중앙에 모델은 넣으면 안돼요!!!>
그렇다면 오늘의 주제(!)로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1명의 사진을 찍을 때는 되도록 모델을 화면의 정중앙에 배치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특히 배경이 중요한 곳에서는 더더욱요. 아래 두 사진을 한번 비교해 보세요.




위 왼쪽 사진을 보세요. 모델이 화면 한가운데 퍽 들어가버리면 저렇게 덜 떨어져 보이는 사진이 됩니다. 인물이 가운데 있는 것은 좋은데, 뭔지 모르게 어색하고 불안정하면서도 배경이 죽어버립니다. 카메라를 조금 더 돌려서 오른 쪽 사진처럼 찍어보세요. 자기의 얼굴만한 사과를 먹으려는 아이 얼굴과 시원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포트레이트(초상화)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 모델을 바라보면 맨 먼저 시선이 가는 곳이 눈이지요? 시각의 무게 중심인 눈을 화면의 5:8위치에 두면 안정스러운 짜임새로 구성됩니다.

TV드라마를 자세히 보세요.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장면에서는 이 황금분할로 화면을 배분 합니다.

물론 이 황금비율은 아주 고전적인 방식이죠. 시선은 안정되는 것 같은데 사진찍는 재미는 없다구요?

글쎄요… 그렇다면 아래 사진을 한번 보시죠.













엥? 위 사진의 모델은 5:8은커녕 아예 한 쪽 구석에 얼굴이 쏠려 있잖아요? 그럼 이 사진은 화면 구성의 기초도 모르는 형편없는 것이겠네요?

뮤 직비디오나 CF가 독특하고 화려한 느낌을 주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파격’이지요. 대부분의 영상은 안정감을 위해 5:8이라는 황금분할로 구성됩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강렬한 메시지를 줘야 하는 뮤비나 CF는 이 원칙을 깨지요.

하지만 파격을 아무나 하나요? 파격도 영상에 대한 기초적인 감각이 없으면 못 하겠지요. 역시 파격은 ‘고수’들이 하는 것이니 초보들은 일단 원칙에 충실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글쓴이 : 동아일보 신원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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