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현과 역광의 미학

 

 





‘디카테크닉’을 연재하고 있는 동아일보 사진부 신원건입니다.
지난 회까지는 디카를 고르는 요령부터 기초적인 화면구성 방법까지 알려드렸고, 이번 회부터는 초보, 기초를 넘어서 고수 또는 테크니션이 되기 위한 다양한 촬영기술과 방법 등에 대해 알려드리려 합니다.
디카로 좀 더 재미있게… 아니 폼나게 사진 찍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는 것이지요. 이제 ‘High-End DC User’가 될 수 있습니다!!!



《Backlight》

‘ 디카 고수’가 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역광(逆光·Backlight)을 잡아 보았습니다. 역광. 말 그대로 거꾸로 된 빛이지요. 영어로는 등 뒤에서 비추는 빛인 셈입니다. 사진을 처음 배우기 시작할 무렵,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촬영자가 태양을 등지고 찍어라.”

모 델의 정면에서 쏟아지는 빛을 이용하라는 것이니 촬영자가 해를 등지고 찍으라는 것이지요. 이런 빛을 보통 ‘순광’이라고 부르지요. 하지만 이것은 초보시절에나 듣던 얘기!! 이제 진정한 고수’ 반열에 오르려는데 유치하게 순광만으로 찍을 수는 없지요. 역광 사진만 능수능란하게 찍어도 ‘선수’ 소리 듣습니다.

순광 사진은 무난하기는 하지만 늘 비슷비슷한 사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더 좋은 이익을 위해서는 위험부담이 큰 투자를 해야 하는 법. 역광 사진은 실패할 가능성도 크지만 그만큼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촬영자가 태양을 보면서 찍어라.”

위 두 사진은 ‘얼짱’ 안시현이 지난 11월 2일 제주에서 열린 LPGA 투어 CJ나인브릿지 대회에서 우승할 때의 모습들입니다. 두 사진을 비교해 보세요. 제가 앞서 순광, 역광에 대해 설명을 드렸기 때문에 금방 비교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자, 어때요. <사진1>이 순광, <사진2>가 역광으로 찍었다는 것을 눈치채실 수 있겠죠. 그런데 어떻습니까. 역광 상태로 찍은 <사진2>의 안시현 모습이 훨씬 예쁘고 분위기도 있어 보이지 않나요? 같은 안시현인데 왜 사진이 달라보이는 걸까요.

역광 촬영의 장점



모델 표정이 부드럽다 : 순광 상태에서는 모델이 태양을 바라보게 됩니다. 눈이 부셔서 인상 찡그리기 딱 이지요. 당연히 눈도 작게 찍힙니다. 위 두 사진에서 안시현의 눈 크기를 비교해 보세요.

얼굴에 그림자가 안 생긴다 : <사진1>에는 모자 챙 그림자가 얼굴의 절반 가량을 가리고 있죠. 또 코 밑에도 그림자가 있습니다. 얼굴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덕지덕지… 덕분에 깨끗해 보이지 않지요. <사진2>는 얼굴 전체가 그림자 부분이기 때문에 그림자가 생길 것도 없습니다.

반짝이는 바디라인: <사진2>에는 모델의 윤곽선이 반짝이며 아름답게 살아납니다. 특히 머리카락, 스웨터의 솜 털 등 작고 가는 것에 빛이 반사되면서 산란돼 선명해 집니다. 그것도 금빛으로 말이죠. 사실 이것 때문에 역광사진은 환상적으로 보이게 됩니다.



역광 촬영의 단점



초점과 노출 맞추기가 힘들다: 카메라에 강한 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노출 측정과 AF 작동이 깨끗하게 안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역광상황에서는 대부분 수동모드로 찍기도 합니다.

난반사: 직사광선이 렌즈에 들어오면 렌즈와 렌즈끼리 반사가 되면서 빛이 중첩돼 ‘flare’라고 불리는 6~12각형의 붉은 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화면전체가 뿌옇게 되기도 합니다. 난반사를 극복하는 방법은 다음에 차차 알려드리죠…^^;





‘영상미가 있다’는 평을 받는 영화나 TV 드라마들은 역광을 활용한 장면이 많습니다. 위 두 사진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포스터와 드라마 ‘여름향기’의 한 장면입니다.

<사진3>은 영화의 중요한 소재인 플라잉 낚시를 하는 모습입니다. 짙은 숲 그림자를 배경으로 낚시줄이 선명하게 반짝이고 있지요. 만약 얇은 낚시줄이 역광을 받아 저렇게 반짝이지 않았다면 사진으로 제대로 보였겠습니까? 촬영자는 낚시줄의 움직임을 부각시키려고 한 것 같아요.

<사진4>도 역광만이 줄 수 있는 부드러운 빛의 미학으로 가득찬 화면입니다. 신애의 머리카락이 금빛으로 눈부시게 빛나고 있지요. 연출자는 ‘첫사랑의 추억’을 반짝이는 이미지로 표현하려 한 것 같습니다.

이 제 역광을 이용해 찍으면 제법 ‘환상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디카를 들이밀고 찍어보면 영 시원찮게 나옵니다. 어떻게 하면 능수능란하게 역광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까요? 역광사진의 촬영 원칙, 주의해야 할 ‘역광의 덫’에 대해서는 다음 회부터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글쓴이 : 동아일보 신원건기자


'#창고 > 사진과 카메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로스 필터란  (0) 2009.05.01
PL 필터 사용 방법  (0) 2009.05.01
카메라 필터의 종류별 특징  (0) 2009.05.01
하늘 사진을 잘 찍으려면  (0) 2009.05.01
황금분할 - 쉽지만 멋지게 찍기  (0) 2009.05.01
눈높이 사진 - 쉽지만 멋지게 찍기  (0) 2009.05.01
1/15초, 느림의 미학  (0) 2009.05.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