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사진 - 쉽지만 멋지게 찍기(1)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사진부 신원건입니다.그동안 디카 고르기와 촬영 자세, 그리고 카메라를 다루기 위한 기초적인 기능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이번 회부터 구도 잡기 등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한 아주 구체적인 요령 등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1. 눈높이 사진
여 기서의 ‘눈높이’가 ‘눈높이 교육’이 아니라는 건 아시겠죠?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 구도를 잡는 것을 ‘앵글(angle)’이라고 합니다. 피사체와의 각도를 설정하기 때문에 앵글이라고 하나봐요. 먼저 피사체와의 높이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를 찍을 때 이 ‘눈높이를 맞춘 사진’이 특히 중요한데요, 사진에 있는 아이에 대한 흡입도가 달라집니다. 아래 사진을 비교해 보세요.

<사진1>


< 사진1>이 어른들이 보게 되는 아이의 모습입니다. 만약 그대로 사진을 찍는다면 <사진1>처럼 시커먼 아스팔트만 보이게 될지도 모르죠. 무릎을 굽히고 하체를 탄탄히 하는 ‘안정 모드’로 자세를 전환한 뒤(‘디카테크닉#7 – 촬영 자세 편 참조) 아이를 다시 보세요. 작아보이기만 했던 아이가 갑자기 시원스레 커보이죠. 또 아이의 눈과 똑같이 세상을 본다고 느껴보세요. 기분이 한결 좋아질 겁니다.


<사진2>

<사진2>처럼 찍어서 친지분들에게 보여 주세요. ‘언제 애가 이렇게 컸어?’라는 말을 들으실 겁니다.

하지만 언제나 이렇게 눈높이를 늘 맞출 필요는 없죠. 때로는 ‘High-angle’ 이나 ‘low-angle’이 색다르고 시원한 사진을 만들어 줍니다.


위 사진은 모두 모델보다 카메라가 위에 있는 ‘High-angle’입니다.

<사진3>


< 사진3>는 아이 사진인데도 눈높이가 어른이 서 있는 위치입니다. 아이에 대한 흡입도는 떨어지게 되지만 대신 배경을 방바닥으로 했기 때문에 배경이 깔끔하게 정리돼 보이죠.완전 초보시라면 일단 하이앵글, 로우앵글보다는 눈높이를 맞춘 사진으로 연습하세요.

<사진4>

<사진4>처럼 모델보다도 한참 아래에 있는 호수를 배경으로 넣고 싶다면 당연히 더 높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어야죠. 덕분에 호수와 모델 모두 잘 보이게 됐죠.



2. 인물사진은 무조건 크게! 크게! 크게! 찍으세요.
찍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모델의 전신을 찍거나 반신을 찍게 됩니다. 잘 찍을 자신이 없으면 일단 무조건 크게 찍고 보세요. 일단 50점은 먹고 갑니다. 얼굴만 크게 찍어 놔도 그럴듯한 사진이 되거든요.

<사진5>


<사진5>이 완전 초보들의 사진 스타일입니다. 사진 가운데에 모델의 얼굴을 넣기에 급급해 전체적인 모양새나 크기를 깜빡하고 잊지요.

<사진6>

<사진6>처럼 ‘초상화’ 구도를 잡아보세요. 주위 배경보다 인물에 눈길이 집중되고… 그럴 듯 하죠?



3. LCD 구석구석을 잘 흝으세요.
사 진을 찍으려 뷰파인더를 들여 다 보는 순간, 촬영자는 잠시 흥분해 냉정함을 잃기 쉽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크게 보려는 습성이 있나봐요. 따라서 주요 피사체를 앵글 가운데에 두게 되면 그것만 뚫어져라 쳐다보느라 피사체의 주위, 배경 등은 놓치기 쉽습니다. 인물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얼굴, 그것도 눈동자만 쳐다보느라 얼굴이 크게 찍히는지, 주위배경은 깨끗한지를 잊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뷰파인더의 구석구석을 살피며 불필요한 공간은 없는 지 꼭 확인을 하시기 바랍니다.

<사진 7>


<사진 8>


위 사진들은 사무실을 보여주기 위해 찍은 겁니다. <사진7>은 불필요한 공간(천장)이 전체 면적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카메라를 약간만 아래로 꺾어도 오른쪽 같은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는’ 사진이 되지요.


앵글을 경제적이어야 합니다. 의미가 없는 쓸데 없는 화면구성은 일다 피하시기 바랍니다. 제 얘기를 들은 어떤 분은 ‘여백의 미도 중요한 것 아니냐’고 항변하십니다. 맞습니다, 맞고요…. 하지만 ‘여백의 미’ 같은 고도의 테크닉은 디카 고수가 된 다음 시도해도 늦지 않습니다. 또 그냥 텅 비어 있다고 다 여백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미학적인 계산을 두고 여백을 둬야 합니다. 이 얘기도 나중에 드립죠…^^. ‘쉽지만 멋지게 찍기’ 시리즈는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글쓴이 : 동아일보 신원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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